자리걷이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901148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지역 경기도 시흥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덕묵

[정의]

경기도 시흥 지역에서 장례를 치른 후 무당을 불러서 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천도굿.

[개설]

자리걷이를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망자(亡者)가 죽을 때 깔고 있던 자리를 걷어낸다는 뜻이다. 옛날 장판이 없을 때는 돗자리를 방에 깔아 놓고 생활하였다. 환자가 투병 생활을 하면서 그곳에 누워 있다가 죽으면 장례를 치른 직후 그 자리를 걷어내고 망자의 넋이 천상에 이르도록 천도(薦度)하여 산 자와 죽은 자의 이별을 현실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죽은 직후 어리둥절하여 방황하는 망자에게 죽음을 재체험시켜 죽었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이승에서의 모든 미련을 떨치고 좋은 곳으로 가라고 천도해 주는 것이다.

천도굿의 주인공인 망자는 가족들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무당의 입을 통해 풀어내고, 가족들은 망자가 섭섭한 것 다 풀고 좋은 곳으로 가라고 술과 음식을 대접하며 미련 없이 저승으로 가도록 천도한다. 산 자는 망자와 그동안 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고 위로해 주며 천도한다. 또한 망자가 누워 있던 자리를 걷어내며 이 의례를 통해 죽은 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슬픔을 떨쳐 낸다.

자리걷이는 영매(靈媒)인 무당을 통해 산 자와 죽은 자가 조우하여 서로의 안타까움을 풀고 죽음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심리적인 위안을 제공하는 장치가 된다. 과거 도시화 전만 하더라도 시흥의 토박이 주민들은 대부분 장례를 치르고 나면 삼우제(三虞祭)나 가까운 시일 내에 가정에서 자리걷이굿을 하였다. 도시화가 된 이후에도 더러 자리걷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제는 가정에서 굿을 못하기 때문에 굿당에서 한다.

[절차]

2005년 거모동 이일수 댁에서는 모친 사망 후 자리걷이굿을 하였다. 아침에 묘소에서 삼우제를 지내고 집에서 굿을 하였다. 자리걷이굿은 군자봉 당주(堂主)인 김순덕의 소개로 서울 새남굿을 하는 이상순과 인천에서 온 박수 이길수, 김순덕의 딸 고현희 등이 하였다. 굿의 진행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졌다.

먼저 산소에 다녀온 후 부정풀이[부정거리]로 양푼에 쑥을 태워 방마다 연기를 뿜었다. 삼지창과 칼을 각 방 안에 세워 놓고 콩을 넣은 소쿠리에 장미나무 가지를 담아 가시 문을 만들고 부정을 풀기 위해 미나리, 말고기, 조밥을 현관 입구에 놓도록 하였다. 가족들이 망자 상 앞에 절을 하고 본격적인 굿이 시작되었다.

굿은 부정, 가망거리, 신장거리, 조상거리, 대감거리, 대신할머니, 창부거리, 말명거리, 호구별상거리, 시왕베 가르기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시왕베 가르기는 망자가 가는 길을 인도해 주는 의미로 3자 3치의 베를 준비하고, 꽃술과 저승 가는 길 노잣돈이라 하는 돈을 얹어 양쪽에서 잡도록 하고, 이상순 만신(萬神)이 시왕베를 가르고 가시 문을 현관 밖으로 던졌다. 메[제사 때 신위(神位) 앞에 놓는 밥]와 갱(羹)[제사에 쓰는 국]을 준비하여 마지막 상식(上食)[망자의 끼니]을 올리고, 만신이 북과 바라를 치는 가운데 자손들은 삼작(三酌) 후 숭늉을 올리고 삼배(三拜)를 한다. 만신은 넋전을 꽂은 후 망자와 선친의 옷을 걸치고 마지막 공수[무당의 입을 빌려 신이 인간에게 의사를 전하는 일]를 한다. 이어서 잡귀를 대접하는 뒷전거리를 하고 마무리하였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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